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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 생명을 지킨다"… '일만사'는 건강한 삶의 새로운 표준 [의사 릴레이 인터뷰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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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단순히 약으로만 치료되지 않는다. 식습관과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진정한 개선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도입된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일만사)'은 동네 병·의원 중심으로 환자를 지속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하이닥은 일만사에 적극 참여 중인 현장의 의사들을 만나, 사업의 필요성과 장·단점, 그리고 실제 변화를 들어봤다.

 하이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이하 일만사)'에 참여 중인 의원을 연속해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번에 찾아간 내과 전문의 정인성 원장(정인성내과의원)은 일만사에 대해 "주치의와 함께 데이터를 공유하며 개인의 건강을 함께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한 편의의 측면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지키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일만사의 행정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디지털 플랫폼과 운영의 노하우를 상세히 전한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일만사)이란, 약 복용만으로 완전히 치료하기 어려운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동네 의원에서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까지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취지로 한 정부 사업이다.

'일만사'는 어떤 제도인가요?
일만사는 쉽게 말해 환자와 주치의가 함께 건강을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한 번 좋아졌다고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환자분들은 "약 잘 먹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오랫동안 병원을 찾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혈압이나 혈당이 서서히 오르고, 합병증 위험은 커지는데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으니 위험성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일만사'는 이런 현실적인 공백을 메우는 제도입니다. 사업에 참여한 의사가 1년 단위로 환자별 관리 계획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검사·교육·점검을 진행하면서 환자를 꾸준히 '추적 관리'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 '일만사'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시나요?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환자들께 "한동안 괜찮아서 병원 안 왔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럼 저는 "꾸준함이 생명을 지킨다"는 말로 진료를 시작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환자들의 혈압이나 혈당 기록을 보면 이미 몇 달 전부터 상승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런 변화를 환자 스스로 알아차리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럴 때 '일만사'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환자 스스로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만사'는 의사가 환자의 혈압, 혈당, 생활습관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할 때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일만사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의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까지도 합니다.

훌륭한 정책이지만, 진료 현장에서의 한계점은 없을까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고 계시나요?
환자의 만성질환 관리를 도와주는 정책이긴 하지만 환자든, 주치의든 꾸준한 체크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환자의 의지만으로 지속적으로 건강 기록을 체크하기는 어렵고, 주치의 입장에서도 많은 환자들의 기록을 일일이 관리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것이 '웰체크'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웰체크는 일만사의 '디지털 파트너'로서 환자와 지속적인 소통, 그리고 꾸준한 데이터 관리에 큰 도움을 줍니다. 환자가 웰체크 애플리케이션에 혈압, 혈당 등을 입력하거나 자동 연동을 해두면 그 데이터를 주치의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번 진료실에서 만나지 않아도 주치의는 환자의 건강 데이터, 복약 상태, 생활습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주치의에게 지속적인 건강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의사는 진료 중 환자의 건강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리 시스템의 도움으로 일만사의 진짜 가치인 '꾸준함'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이런 시스템에 잘 적응하시나요?
오히려 환자들의 반응이 더 좋습니다. 특히 혈압계나 혈당계로 측정해 수기로 기록하던 수치를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낍니다. '내 건강을 내가 관리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체크하고, 관리하게 됩니다.

실제 저희 의원에 방문하시는 환자들 중 일만사에 참여해 웰체크를 활용하시는 환자분들이 이전보다 훨씬 자주 건강 수치를 측정하고 기록하면서, "이번 달엔 수치가 좋아졌어요"라고 먼저 말씀하세요. 그게 정말 반가운 변화입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푸시 알림으로 '오늘 혈압 측정하기', '식사 후 혈당 기록하기' 같은 안내가 오니까 환자들의 시스템 적응에 큰 도움을 줍니다.

의사 입장에서도 웰체크가 도움이 되나요?
의사가 일만사에 참여하면 환자 등록, 계획 수립, 교육상담, 점검 평가 등 여러 단계의 기록이 필요합니다. 그걸 다 수기로 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죠. 환자가 많아지면 사실상 일일이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웰체크는 심평원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어서 환자가 디지털로 문진을 작성하면 그 내용이 자동으로 병원 시스템에 반영됩니다. 혈압, 혈당, 복약 여부가 자동 입력되니까 의사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담만 하면 됩니다. 즉, 행정 부담은 줄고, 진료의 질은 높아지는 구조예요. 이건 의료진에게도 현실적인 솔루션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일만사와 웰체크를 함께 이용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요?
환자는 기존의 약만 처방받는 수동적인 진료 형태에서 주치의와 함께 내 건강을 관리하는 주체가 됩니다. 예를 들어 환자의 혈압이 오르면 알림이 오고, 병원에서는 그 데이터를 보고 피드백을 드립니다. 이런 양방향 소통이 일만사의 핵심이에요. 검사 부담금이 줄고, 각종 포인트 지원을 받는 실질적인 혜택도 환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고혈압과 당뇨는 '오늘 괜찮다고 내일도 괜찮은 병'이 아닙니다. 몸은 느끼지 못해도 혈관은 매일의 수치에 반응합니다. 일만사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게 해주는 시스템이고, 웰체크는 그 변화를 기록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진짜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가 완성됩니다. 주치의와 함께 데이터를 공유하며 개인의 건강을 함께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한 편의의 측면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지키는 새로운 표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