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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운동만으론 LDL 안 떨어집니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확실한 운동법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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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마니아로도 유명한 가수 비(정지훈)가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유산소 운동을 더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떤 운동이 ldl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의 사례를 중심으로 왜 운동량이 많아도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는지, 유전과 운동 종류 등 다양한 요인들을 살펴봤던 지난 기사에 이어 이번에는 내과 전문의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과 함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근거가 가장 확실한 운동법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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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체지방 0% 신화 '비'가 고지혈증?"…근육 많아도 고지혈증이 생기는 이유 ①

"근력운동만 하면 ldl은 잘 안 떨어진다"… 이유는?
근력운동만으로는 기대만큼 ldl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완구 원장은 "지질·운동 관련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유산소 또는 복합운동은 ldl·중성지방이 유의하게 감소했지만, 근력운동 단독은 일관된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운동 형태가 쓰는 에너지 시스템의 차이 때문이다. 근력운동은 짧은 무산소 활동 위주로 진행돼 대부분 포도당을 사용하고, 지방산을 오래 태우는 시간이 짧다. 세트 사이 긴 휴식으로 인해 실제 심박수가 상승한 채 유지되는 '운동 지속 시간'도 유산소에 비해 부족하다.

일부 인구집단에서는 근력운동만으로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연구 간 편차가 커 메타분석에서는 제한적 효과로 정리된다. 이 원장은 "근력운동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콜레스테롤 조절을 원한다면 유산소 운동의 비중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산소가 콜레스테롤 조절의 핵심"… 어느 정도 해야 효과 있을까?
유산소 운동은 ldl·중성지방·총콜레스테롤을 낮추고 hdl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입증된 운동이다. 여러 메타분석에서도 유산소 운동 후 hdl이 4~5% 오르고, 중성지방은 3~4%, ldl은 평균 5% 감소하는 결과가 보고됐다.

효과가 나타나는 생리학적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우선 유산소 운동은 골격근의 지단백분해효소(lpl) 활성 증가를 통해 vldl·중성지방을 지방산으로 분해해 연료로 사용하게 만든다. 이때 tg·vldl 농도가 감소한다. 또한 hdl 생성을 촉진하고 혈관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이동시키는 '역콜레스테롤 수송'을 강화해 hdl 수치를 높인다. 여기에 전신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지면서 간에서 과도하게 vldl을 생산하는 현상도 줄어들어 ldl과 중성지방이 함께 낮아진다.

이 원장은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콜레스테롤∙중성지방 조절의 핵심은 결국 유산소 운동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근력+유산소 병행이 가장 효과적"… 현실적인 루틴은?
그렇다면 실제 생활에서는 두 운동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 단독이 지질 개선에는 가장 강력하지만, 유산소+근력 복합운동(ct)이 혈액지질뿐 아니라 혈압·혈당·근육까지 종합적으로 가장 균형 잡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미국·유럽은 물론 국내에서 권고하는 지침은 다음과 같다.
∙ 주당 150~300분 중등도 유산소 운동(빠른 걷기, 가벼운 조깅, 자전거, 수영 등)
∙ 또는 주당 75~150분 고강도 유산소 운동(러닝, 인터벌 트레이닝, 격한 구기 종목 등)
∙ 여기에 주 2일 이상 근력운동(대근육군) 추가

실제 진료실에서 이 원장은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루틴을 제안한다.
① 기본형 루틴
      ∙ 유산소(빠른 걷기·가벼운 조깅 등): 30~40분, 주 4~5회
      ∙ 근력(스쿼트·런지·푸시업·로우·플랭크 등): 전신 대근육 위주 6~8종목, 주 2~3회
② 시간 부족한 직장인 루틴
      ∙ 평일: 유산소 30~40분 × 2회
      ∙ 주말: 유산소 40~60분 + 근력 20~30분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몰아서 운동하는 형태'라도 일주일 총량만 충족되면 심혈관 보호 효과는 유지된다. 이 원장은 "핵심은 유산소 운동을 주당 150분 이상 채우고, 그 위에 근력운동을 더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동만큼 중요한 식습관·생활습관 점검
마르거나 근육량이 많은 사람도 유전적 요인이나 간에서 ldl·vldl을 많이 생산하는 체질을 가진 경우 고지혈증을 피하기 어렵다. 이 원장은 "이런 환자는 생활습관을 잘 지켜도 ldl이 160~190mg/dl 이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흔하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헬스 식단'에도 보이지 않는 위험 요소가 있다. 고기·유제품 중심의 포화지방, 벌크업을 위한 과잉 칼로리·당류 보충제, 잦은 야식·배달 음식·가공육, 달달한 커피·음료는 간의 vldl 합성을 자극해 ldl과 중성지방을 높인다. 폭음 역시 중성지방 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 포화지방이 많은 붉은 고기·가공육·버터·치즈·튀김류를 줄이고, 올리브유·견과류·등푸른 생선 등 불포화지방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정제 탄수화물은 줄이고, 현미·잡곡·채소·통곡물 위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이미 근력운동을 충분히 한다면 "유산소 150분 기준을 실제로 충족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만성 신질환, 스테로이드·호르몬제·면역억제제 등 약물도 콜레스테롤을 올릴 수 있어, 조절되지 않는 고지혈증이 의심될 때는 기저질환과 복용 약물 확인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운동 자체보다 어떤 운동을 얼마나,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콜레스테롤 조절의 핵심"이라며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확보하고 그 위에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근거가 확실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